SF 시리즈 바빌론5는 모두의 취향을 맞춘 작품은 아니다. 만약 이 작품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어떤 점을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필시 모두가 다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그래도 이 프랜차이즈 작품의 대단한 점을 단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완성도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장 최근에 바빌론5 스토리가 상영된 지 벌써 15년도 더 지났지만, <바빌론 5: 더 로드 홈> 역시나 이런 안정적인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더 로드 홈>은 바빌론5 프랜차이즈의 첫 애니메이션 영화로, (다양한 DC 코믹스 원작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감독한 베테랑 감독) 맷 피터스 감독에 스트라진스키의 각본으로 제작되었으며 단순히 새로운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스토리의 다양성과 깊이를 다시금 보여준다. 새로운 지평을 열 작품이라기보다는 과거를 떠올리게 해주는 작품이지만, 분명 이 작품을 통해 왜 바빌론5라는 시리즈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재결합을 연출하기에 애니메이션은 특히나 이점으로 작용했다. 피터스 감독과 스트라진스키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들을 선보였기에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점들을 잘 알고 있었다. 내러티브적인 측면에서 바빌론5는 방영 당시 큰 예산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더 로드 홈>은 기존 시리즈가 감당할 수 없었던 장대한 장면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피터스는 액션 장면에서 집인/아웃을 사용하고, 대화하는 캐릭터들 주위로 활발한 카메라 움직임을 보이며, 기존 시리즈가 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등 연출을 잘 살렸다. 시리즈의 숙적인 외계 종족 섀도우는 훨씬 수가 많아졌고 더 무서운 룩으로 거듭났으며 전투 시퀀스에서는 기존 작품에서 없었던 엄청난 액션을 선보였다.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들이 겪는 이 모험이 보다 다이나믹하게 나타난 이유가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만큼 애니메이션은 바빌론5에 매우 적합한 포맷이었다. 이후 더 많은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포문이 열린 것이다.
기사원문 출처 : https://www.pastemagazine.com/movies/science-fiction/babylon-5-the-road-home-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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