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비에티 감독이 소개하는 <왓치맨: 챕터 1> 각색 과정과 검은 수송선 만화 비하인드

2024.08.28

<왓치맨: 챕터 1>은 과거 슈퍼히어로로 활동하던 로어셰크가 비공식 자경단이 되어 정부공인 슈퍼히어로 ‘코미디언’의 죽음을 비밀스레 조사하는 내용이다. 코미디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내며 로어셰크와 이미 은퇴한 과거 동료들 나이트아울, 실크 스펙터, 닥터 맨하탄, 오지만디아스는 세계에 거대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그들의 과거와 비밀을 직면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1940년대와 60년대에 코스튬을 입은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며 그로 인해 세상의 주요한 흐름이 뒤바뀌게 되는 가상의 역사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영화는 앨런 무어와 데이브 기븐스의 대표작이자 수많은 호평을 받은 코믹스 왓치맨의 애니메이션 2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다. 브랜든 비에티 감독이 연출을 맡고, J. 마이클 스트러진스키가 각본을 맡았으며 이제까지 영상화된 적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코믹스 패널을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각색해냈다. <왓치맨: 챕터 1>에는 케이티 새코프, 타이터스 웰리버, 매튜 리즈, 트로이 베이커, 릭 D. 와서먼 등의 탄탄한 성우진이 등장한다.

스크린랜트에서 <왓치맨: 챕터 1>을 연출한 브랜든 비에티 감독과 인터뷰를 나누었는데, 브랜든 감독이 알려주는 자세한 각색 과정 및 어떻게 왓치맨 코믹스를 개성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브랜든 감독은 스트러진스키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했으며 두 사람 모두 개성적인 특색을 가진 영화를 만들면서도 원작 코믹스를 충실히 기리고 싶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브랜든 비에티 감독이 밝히는 왓치맨 코믹스 각색 과정 & 새로운 접근법

"뛰어난 작품이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여러 다른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반복해 재생산합니다."

스크린랜트: 브랜든 감독님, 저는 왓치맨의 광팬인데 이번 작품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제까지 나온 왓치맨 각색작 중 가장 제대로 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버전도 좋았고 데이먼 린들로프의 버전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왓치맨 같은 유명하고 복잡한 그래픽 노벨의 각색작을 어떻게 연출하실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브랜든 비에티 감독: 만화책의 느낌을 잘 살리고 싶단 마음으로 노력하는 동시에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강점과 개성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어떤 작품을 각색한다면 참여하는 아티스트마다 조금씩 자신만의 색깔을 넣게 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애니메이션이란 매체, 멋진 캐릭터, 대본을 보고 분석해 책을 읽을 땐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생생한 연기를 보여주는 전문 성우진과 모션 코믹스의 나레이터, 잭 스나이더 감독의 2009년 영화의 멋진 캐스트들, 이로 인해 나타나는 차이점이야말로 작품을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원래 그렇죠. 뛰어난 작품이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여러 다른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반복해 재생산합니다. 원작을 분석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또 놀랍고 흥미로운 결과물이 탄생하고, 그로 인해 원작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가진 목표 중 하나이기도 했고요.



감독님 말씀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그래픽 노벨 원작을 읽고 이 캐릭터들이 영상화된 모습을 보고 제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목소리를 듣게 된다는 점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검은 수송선 이야기’를 어떻게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넣어주실지 궁금했는데 이 부분은 다루신 방식이 정말 완벽했고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원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애니메이션이란 매체로 새로운 창작의 자유를 가지면서도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하실 때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브랜든 비에티 감독: 저희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부분이에요. 제작에 있어서 정말 까다로운 부분이었죠. 검은 수송선 이야기를 말씀해주셨는데 그렇게 연결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각색 각본을 써준 J.M. 스트러진스키 작가가 검은 수송선 이야기를 책과는 살짝 다르면서도 책의 본질은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집어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가져왔는데요.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책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 등장하는 캐릭터들 간에 비유적인 유사성이 많이 보이실 겁니다. 만화책 내용의 묘사라던지 시각화는 애니메이션에 가장 적합할 것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실사 배우와 다르게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비쥬얼과 만화책 패널 속 비쥬얼을 번갈아 시청하게 될 테니까요.

이렇게 왔다갔다 바뀌는 비쥬얼 트랜지션이 실사에서도 통할 수 있겠지만, 애니메이션 매체로서 얻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연출자의 연출에 따라 달려 있다는 말이라기보다 애니메이션이란 매체 자체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요소가 여럿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든 비에티 감독 & J. 마이클 스트러진스키 작가 왈 “왓치맨 코믹스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었다.”

"이미 완벽하게 구성된 작품"을 영화화하는 일은 까다롭다.



J. 마이클 스트러진스키 작가를 언급하셨는데, 정말 멋지죠. 저도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빌론 5>로 역대급 SF 작품을 만들어내신 분인데 스트러진스키 작가와 각본 작업을 협업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각색 과정이 연출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브랜든 비에티 감독: 처음 만났을 때 목표는 원작을 덜 바꾸는 방향이었는데 결국 더 바꾸게 되더라고요. 누차 말씀드리지만 원작에 대한 애정이 워낙 깊기 때문에 작품을 다룰 때 가능한 한계까지 충실하게 재현해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각색이라는 게 그렇듯이, 이미 완벽하게 구성된 작품을 영화 포맷으로 변환하려면 전개 속도가 꼭맞아떨어지진 않죠. 그래서 계속해서 논의가 생겼습니다. 전개 속도를 위해서 얼마만큼 내용을 재배치하고 바꿔야 할지에 대해서요.

원작의 의도를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고 본질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지만, 영화나 연출 특성상 굉장히 제한적인 러닝 타임 내에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은 재편집이 필요했고 몇몇 요소는 잘라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왓치맨: 챕터 1> 디지털 버전은 이미 공개되었으며 8월 27일에 블루레이 및 4K 울트라 HD가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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