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87년 첫 출간 이후, 알란 무어와 데이브 기븐스의 <왓치맨>은 언제나 가장 유명하고 전설적인 코믹스/그래픽노벨로 불려왔다. <왓치맨>은 잭 스나이더 감독의 3시간이 넘는 영화 및 디렉터스 컷으로 각색되었으며 HBO가 만든 실사 TV 시리즈 <왓치맨>로도 나왔으며 DC의 <둠스데이 클락>으로 만화책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왓치맨> 챕터 2의 개봉으로 거의 사십년이 지난 지금(2024년)에서야 드디어 가장 원작에 충실하고 완벽한 각색작이 공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왓치맨> 챕터 1을 봤을 때는 이미 (잭 스나이더가 유일하게 수정한 부분으로 논란이 많았던 엔딩을 빼고) 거의 정확한 실사 버전이 이미 있는데 뭐하러 애니메이션 각색작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었다. 챕터 1은 그다지 감명 깊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챕터 2를 본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까지는 스토리가 불완전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임을 깨달았다. <왓치맨> 챕터 2를 보고 나니 두 애니메이션 영화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이제까지 나왔던 각색작들 중 가장 만화 원작에 충실하고 완전한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까지 40년이 걸렸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어쨌든 늦더라도 해냈다는 점이 대단하다.
전설적인 작가인 J. 마이클 스트라진스키(<바빌론5>의 크리에이터이자 여러 만화를 쓴 작가)가 만화의 주제와 내러티브를 아름답게 반영해 간결하게 스크립트를 잘 써냈다. <왓치맨> 챕터 1, 챕터 2 모두 <검은 수송선 이야기> 만화를 영화 플롯 안에 잘 합쳐 넣어 원작을 영리하게 각색해냈다. 잭 스나이더의 실사 영화 각색작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왓치맨> 챕터 2의 내용 대부분이 비슷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왓치맨> 챕터 2에서 가장 좋았던 하이라이트인 부분은 바로 클라이맥스인 3장이다. 드디어 드러난 진실을 맛볼 수 있으며 만화의 원작 엔딩이 그대로 변경이나 수정 없이 아름답게 각색되어 카타르시스를 주며 매우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왓치맨> 챕터 2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리는 셀셰이딩 CG 스타일로 말이 많았지만, 실은 <왓치맨>의 공동 창작자인 데이브 기븐스의 개성 넘치는 아트 스타일을 그대로 멋지게 살려낸 기법이었다. (기븐스 또한 이 프로젝트에 총괄 프로듀서로서 참여했다.) 그러나, 프레임레이트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울프 어몽 어스나 워킹 데드와 같은 텔테일 게임의 비쥬얼 스타일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이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특정 구간에서 굉장히 빛을 발하는데, 특히 닥터 맨하탄이 나오는 구간들이 그렇다. 안타깝게도 액션 씬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어색했으나 애초에 <왓치맨>이 액션으로 유명한 작품이 아니긴 하다. 다시 말하지만, 애니메이션 스타일이란 것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은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다.
챕터 1에서처럼 성우 연기는 훌륭했고 여전히 다음 성우들이 대단했다: 로어셰크 역의 타이터스 웰리버, 닥터 맨해튼 역의 마이클 서버리스, 로리 유스페칙/실크스펙터2 역의 케이트 섀코프. 특히 마이클 서버리스가 진지한 분위기를 잘 살려 대사를 친 덕분에 닥터 맨해튼 연기가 너무 좋았다. <왓치맨> 챕터 1에서는 감정적인 장면이 조금 부족했지만 챕터 2에서 드라마틱하고 감정적인 요소들이 한껏 나와 이를 만족시켜주었고 첫 번째 영화의 긴장감 넘치는 결말로부터 잘 연결해 끝을 내주었다.
<왓치맨> 챕터 1과 챕터 2는 (하나의 패키지로) 함께 묶어 만화 원작의 최고 각색작이자 원작 밖에서 만화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후에 더 대단한 각색작이 나올 때까진 가장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으려면 원작 자체를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종 점수: 90/100
왓치맨 챕터 2는 디지털로 만나볼 수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kakuchopurei.com/2024/11/watchmen-chapter-2-review-kkp/
Alleef Asharai Nov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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